여론조사 지지율 차이 조사 방식과 응답률 읽는 법

이번 달엔 정당 지지율 기사가 유난히 많았는데요.
같은 시기에 나온 조사인데도 기관마다 숫자가 제각각이라 머리가 좀 복잡해지죠..
"어느 쪽 말이 맞는 거지?" 싶어서 기사를 여러 개 띄워 놓으신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여론조사 지지율 차이 조사 방식과 응답률 읽는 법 대표 썸네일

10월 6~8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민주당 35%, 국민의힘 26%로 민주당이 9%p 앞섰어요. 그런데 비슷한 때인 10월 5~6일 미디어토마토 조사는 국민의힘 37.6%, 민주당 37.0%로 거의 같았고, 리얼미터는 9월 22~23일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0.7%p 앞서기도 했죠. 이런 차이는 어느 한쪽이 틀렸다기보다, 사람이 직접 묻는 전화면접과 기계가 묻는 ARS(자동응답) 방식, 그리고 약 12% 대 약 3~4%라는 응답률 차이를 함께 봐야 이해가 돼요.

그래서 기사 제목의 숫자만 보지 말고, 조사 방식과 응답률을 먼저 확인해 보셔야 해요. 이 두 가지가 왜 결과를 흔드는지, 내 눈앞의 기사에서 어디부터 챙겨 보면 되는지 차례대로 짚어 볼게요.

한눈에 보기
항목핵심할 일
조사 방식갤럽 전화면접(CATI), 리얼미터 ARS기사 하단에서 방식부터 확인하기
응답률최근 공개 사례 약 12% 대 약 3~4%응답률이 낮으면 해석을 더 조심하기
무당층한국갤럽 10월 6~8일 조사 31%두 정당 합계가 몇 %인지 보기

같은 시기인데 왜 기관마다 숫자가 다를까

9월 중순부터 한 달 사이 조사를 나란히 놓아 보면, 지지율이 뒤집혔다는 결과는 일부 조사에서만 보여요.

리얼미터는 9월 10~11일에 국민의힘이 6.0%p 앞섰다가, 10월 1~2일에는 민주당 42.5%, 국민의힘 38.4%로 다시 민주당이 앞섰거든요.

반면 같은 기간 한국갤럽은 9월 15~17일 민주당 13%p 우위, 10월 6~8일 9%p 우위로 계속 민주당이 앞선 흐름이었어요.

그러니까 '역전'이라는 제목이 모든 조사 결과를 뜻하지는 않아요.

조사기관·기간민주당국민의힘격차
한국갤럽 9/15~1740%27%민주 +13%p
리얼미터 9/22~2338.7%39.4%국힘 +0.7%p
리얼미터 10/1~242.5%38.4%민주 +4.1%p
미디어토마토 10/5~637.0%37.6%국힘 +0.6%p
한국갤럽 10/6~835%26%민주 +9%p

전화면접과 ARS는 묻고 답받는 과정이 어떻게 다를까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요.

한국갤럽은 조사원이 전화로 직접 묻고 응답자가 말로 답하는 전화면접(CATI) 방식이에요.

반면 리얼미터의 정당 지지도 조사는 녹음된 질문을 듣고 휴대전화 버튼을 눌러 답하는 ARS 방식이고요.

전화번호를 뽑는 방법부터 서로 달라요.

한국갤럽은 2023년 7월부터 무선전화 가상번호(실제 번호 대신 조사용으로 임시로 만든 번호)를 중심으로 쓰고, 리얼미터는 컴퓨터로 번호를 무작위로 만들어 거는 RDD 방식을 기반으로 해요.

그러다 보니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응답률이에요.

최근 공개 사례 기준으로 한국갤럽은 약 12%, 리얼미터는 약 3~4% 수준이었거든요.

한국 리서치 기관 사무실에서 헤드셋 마이크를 착용한 조사원의 뒷모습과 어깨선, 파티션으로 나뉜 차분한 업무 공간.
항목한국갤럽리얼미터
조사 방식조사원 전화면접(CATI)자동응답(ARS)
응답 방법조사원 질문에 말로 답변녹음 질문에 버튼으로 응답
표본 추출무선전화 가상번호 중심무선전화 RDD 기반
응답률(최근 공개 사례)약 12%약 3~4%

응답률 12%와 3.5%는 실제로 얼마나 큰 차이일까

이 숫자가 실제로 무슨 뜻인지 1,000명을 모으는 조사로 단순하게 계산해 볼게요.

응답률을 '전화가 연결된 사람 중 끝까지 답한 비율'로 놓으면, 응답률 12%를 채우려면 1,000을 0.12로 나눈 약 8,333명과 통화가 연결돼야 해요.

반면 3~4%의 중간인 3.5%로 잡으면 1,000을 0.035로 나눈 약 28,571명에게 전화를 걸어야 똑같은 1,000명을 모을 수 있어요.

결과표에는 똑같이 1,000명으로 적히지만, 3.5% 쪽은 약 2만 8천 명 가운데 전화를 끊지 않고 끝까지 남은 사람만 모인 거죠.

버려지는 사람이 많을수록 '어떤 사람이 끝까지 남느냐'가 결과에 더 크게 끼어들 수 있어요.

제가 보기엔 기계 음성에도 전화를 끊지 않고 끝까지 버튼을 누르는 사람은 평소 정치에 관심이 아주 큰 쪽일 가능성이 있어요.

다만 이건 조사 구조에서 나오는 추론일 뿐이고, 그 사람들이 실제로 어느 정당 쪽으로 기우는지는 이 숫자만으로는 알 수 없어요.

구분응답률 12% 가정응답률 3.5% 가정
목표 응답 완료1,000명1,000명
필요한 연결 수약 8,333명약 28,571명
중간에 빠지는 사람약 7,333명약 27,571명
완료자 비중100명 중 12명1,000명 중 35명
응답률이 낮을수록 끝까지 남는 사람이 중요해져요
외투 주머니에서 울리는 스마트폰을 쥔 손과 걸음을 멈춘 보행자의 다리, 뒤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흐릿하게 보이는 도심 거리.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사람은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까

여기서 많이들 놓치는 게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 비율이에요.

두 정당 지지율을 더해보면 기관별 차이가 훨씬 잘 보이는데요.

한국갤럽 10월 6~8일 조사는 35%와 26%를 더해 61%였고 무당층이 31%였는데, 리얼미터 10월 1~2일 조사는 42.5%와 38.4%를 더해 80.9%였어요.

사람 조사원과 직접 대화하는 방식에선 "아직 잘 모르겠는데요"라는 대답도 자연스럽게 기록으로 남을 수 있어요.

이렇게 무당층이 30% 안팎으로 크게 잡히면 양쪽 정당이 가져가는 숫자 자체가 작아지고, 그 안에서 격차의 모양도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민주당 숫자가 내려간 만큼 국민의힘으로 옮겨 갔다고 읽으면 안 돼요.

NBS(전국지표조사) 10월 초 조사에서도 지지 정당이 없거나 답을 미룬 비율이 30% 안팎이라, 한쪽에서 빠진 몫이 상대 정당이 아니라 무당층으로 갔을 수도 있어요.

늦은 오후 한국 도심 광장 벤치에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 시민들의 작은 원경 실루엣과 가로수.

기사를 읽을 때 맨 아래에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까

이럴 때는 기사 본문 맨 아래에 붙어 있는 '조사 개요'부터 먼저 찾아보세요.

예를 들어 한국갤럽 10월 20~22일 조사라면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전화조사원 인터뷰,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p, 응답률 10.6%가 적혀 있는 식이에요.

더 자세한 질문지나 결과표가 궁금할 땐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원문을 한 번 더 확인해 보세요.

여기서 표본오차 ±3.1%p는 실제 민심이 발표된 숫자에서 위아래로 3.1%p쯤은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0.6%p, 0.7%p 같은 차이로 '앞섰다'고 쓴 제목은 사실상 비슷하다고 읽는 편이 안전해요.

예전 지방선거 여론조사 보도를 점검한 시민단체 세미나에서도 조사 방법을 밝히지 않은 기사, 아주 적은 표본으로 뽑은 제목, 근소한 차이를 앞섰다고 쓴 제목이 문제로 꼽혔어요.

지금 기사를 볼 때도 조사 방식이 전화면접인지 ARS인지, 응답률과 표본오차가 얼마인지를 차례로 짚어 보면 헷갈림이 많이 줄어요.

  • ✔조사 방식이 전화면접인지 ARS인지
  • ✔응답률이 몇 %인지
  • ✔조사 기간과 발표일 사이가 얼마나 벌어졌는지
  • ✔연령·지역별로 쪼갠 숫자라면 그 안의 응답자 수가 충분한지
  • ✔비교 대상이 같은 기관의 지난 조사인지

기관끼리 비교하는 대신 같은 조사의 흐름을 따라가는 법

사실 전화면접과 ARS 중 어느 쪽이 무조건 정답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어요.

응답률이 비교적 높은 전화면접도 12% 안팎이라, 답하지 않은 나머지 88%의 몫은 성별·연령·지역 가중치(인구 비율에 맞게 숫자를 보정하는 계산)로 맞출 수밖에 없거든요.

저는 기관끼리 숫자를 맞대기보다 한 기관 안의 변화를 먼저 보는 걸 권해요.

한국갤럽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가 10월 9일 37%, 16일 39%, 23일 40%로 이어진 것처럼, 같은 방식으로 꾸준히 잰 흐름을 보는 게 훨씬 공정한 비교가 돼요.

다만 마지막 1%p 상승 역시 오차범위 안이라, 이것만으로 여론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단정하긴 어려워요.

지지율 숫자가 엇갈릴 땐 조사 방식, 응답률, 무당층 크기를 같이 놓고 보면 자극적인 제목보다 훨씬 차분하게 읽혀요.

오늘 보신 지지율 기사가 있다면 스크롤을 맨 아래로 내려서 조사 방식과 응답률이 몇 퍼센트인지부터 가볍게 확인해 보세요.

여러분은 지지율 기사를 볼 때 어느 숫자부터 눈이 가나요?

참고 ·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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